한국 게임사가 멀티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

카트라이더-섀도우 아레나 서구권 시장 공략
2019년 12월 19일 23시 55분 09초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게임사들이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고 있고, 이에 맞춰 이 시장에 맞는 멀티 플랫폼 게임 개발도 동시 진행 중이다.

 

한국 게임사들의 서구권 진출은 MMORPG 전성기를 이룬 2000년대부터 활발히 이뤄졌으나, 당시 서구권은 PC 플랫폼보다 콘솔 플랫폼에 특화, 또 한국보다 서구권은 온라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환경 등으로 인해 국산 PC온라인 게임은 서구권 시장에서 단기적인 성과는 올려도 장기적인 흥행을 이뤄내지 못했다.

 

또한, 지금은 모바일 플랫폼인 대세인 중국이 전 세계 게임 시장 1, 2위를 다툴 정도로 커짐과 동시에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모바일 과금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모바일이 글로벌 플랫폼별 매출 비중 1위를 기록했으나(글로벌 게임 시장 전문 조사기관 뉴주(Newzoo) 기준 2018년 글로벌 매출 1349억 달러 중 모바일은 632억 달러, 콘솔은 383억 달러), 여전히 서구권은 콘솔 플랫폼이 강세이고, 이는 콘솔 주요 게임사가 매년 메인을 독차지한 미국 게임쇼 'E3'나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아울러 현재 한국 시장은 과거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주류 플랫폼이 바뀌었고, 국내 모바일 시장은 물량전으로 승부하는 중국 게임에 우위를 빼앗겼다가 되찾았다는 반복하는 상황이다. 또 이런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진출한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을 해도 이쪽 역시 중국 게임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국 게임 외자판호(외산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지 않는 조치까지 취해 사실상 한국은 중국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2016년 펄어비스의 PC온라인 '검은사막'이 북미/유럽 론칭 패키지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캐릭터 생성만 50만 이용자들이 몰렸고, 서비스 직후 접속자 10만 명 이상 돌파하는 진기록을 달성, 2017년 출시한 PC온라인 '배틀그라운드'이 PC패키지 대표 플랫폼 스팀에서 단기간에 1천만 장 이상 판매, 동시접속자수 300만 돌파를 하는 등 역대급 기록을 줄줄이 이뤄내 한국 게임이 서구권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펄어비스와 펍지는 서구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PS4와 Xbox One 등 현세대 대표 콘솔에 각각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을 출시해 소기의 성과까지 만들어냈다.

 


넥슨의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 1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은 앞서 서구권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게임들에 힘입어 자사의 대표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멀티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국내외 시장에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 1탄이라는 명명 하에 개발 중인 이 게임은 국내 게임으로는 처음 콘솔과 PC의 글로벌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탑재, 생동감 있는 레이싱 경험에 이은 최상의 몰입감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아시아권의 전유물이었던 기존 카트라이더 캐릭터 디자인을 탈피, 동서양 어디서든지 누구나 매료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캐릭터를 재탄생시켰다. 

 

더불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12월 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고, 이 테스트에서는 Xbox One과 PC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기존 게임들과 색다른 플레이 감각을 보여줬다. 현재 이 게임의 론칭일은 미정이다.

 


펄어비스의 섀도우 아레나

 

검은사막 PC온라인뿐만 아니라 콘솔 버전으로도 서구권에서 흥행의 맛을 본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스핀오프 '섀도우 아레나'를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내년 상반기 국내외 출시를 목표로 한다(PC 버전부터 선출시).​

 

액션 배틀 로얄 섀도우 아레나는 지난 11월 1차 CBT를 진행해 PC플랫폼 특유의 액션성과 긴장감 있는 구성을 보여준 바 있으며, 오는 1월 2일부터 1월 5일까지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2차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은사막 내 콘텐츠로 존재하던 섀도우 아레나를 따로 분리해서 제작한 이유에 대해 펄어비스 김광삼 총괄 PD는 검은사막 내 콘텐츠로 존재하면 섀도우 아레나만의 독립성을 갖기 힘들어 분리하게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게임을 멀티 플랫폼으로 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서비스는 PC부터 시작하지만, 서구권은 콘솔 플랫폼이 시장의 주를 이루기 때문에 콘솔 버전도 개발 중이다. 또 현재 내부에서는 PC와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삼 PD는 섀도우 아레나뿐만 아니라 콘솔 버전 검은사막도 담당한 바 있다

 

이외로도 업계에서는 현재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언급한 게임들처럼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수의 국산 개발 멀티 플랫폼 게임들이 순조롭게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PC온라인으로 개발 중이던 게임을 멀티 플랫폼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처음부터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한 이유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초토화된 아시아권 시장은 점점 살아남기 힘들어지고, 또 시장 규모는 크지만 사실상 한국 게임은 진출할 수 없는 중국 시장을 언제까지 꿈꿀 수만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의 그림자가 적고 글로벌 메인 시장인 서구권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을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 개발로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덧붙여 현재 콘솔 플랫폼 역시 과거와 달리 개발 환경이 PC와 거의 동일해졌기에(동일 엔진 사용 등) 기존에 PC온라인으로 개발해도 손쉽게 타 플랫폼으로 전환이 가능한 점도 멀티 플랫폼 게임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한동안 멀티 플랫폼을 통한 국내 게임사의 서구권 시장 진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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