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한글화에 감동… FIFA 20

부동의 축구 장르 최강자
2019년 10월 11일 23시 00분 39초

지난 1993년 첫 출시를 시작으로 코나미의 위닝일레븐(PES) 시리즈와 더불어 콘솔과 PC와 콘솔, 모바일 시장을 양분하는 축구 장르 계의 일인자 EA의 FIFA(피파) 시리즈.

 

출시 초창기나 2000년 중반만 하더라도 경쟁작 위닝보다 더 낮은 인지도와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던 FIFA였으나 반복적인 엔진 재탕과 한정된 컨텐츠를 이어 나가던 위닝에 반해 매년 개선된 그래픽과 물리엔진, 풍성한 컨텐츠와 획기적인 시스템 및 다양한 라이선스 등을 선보이며 해를 거듭할 수록 큰 발전을 이뤄내 10여년 전부터 판매량과 인지도에 있어 위닝을 압도, 지금도 명실공히 동종 장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렇듯 방대한 컨텐츠와 뛰어난 완성도로 전 세계 축구팬과 게이머를 매료시킨 FIFA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27번째 정규작 ‘FIFA 20’이 지난 27일 PS4와 XBOX ONE, 그리고 PC 및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발매됐다.

 

FIFA 20은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모드와 커리어 컨텐츠의 업데이트, 보다 세분화된 커스터마이징 모드와 간만에 선보이는 한국어화가 특징이다.

 

참고로 본 리뷰는 PS4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 10년 만의 한국어화, 신규 모드의 재미가 일품

 

매년 매력적인 새로운 컨텐츠와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게이머를 사로잡는 FIFA 시리즈지만 국내 유저에게 있어 이번 FIFA 20은 그 어떤 때보다 놀랍고 뜻깊은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그 1순위는 바로 대망의 한국어화. 지난 FIFA 10을 끝으로 무려 10년이란 세월 동안 정규 넘버링 시리즈의 현지 로컬라이징이 무산됐는데 이는 경쟁작 위닝이 매년 꾸준한 한국어화를 선보이는 것에 비교했을 때 많은 실망과 아쉬움으로 남기 마련이었다. 덧붙여 보도자료를 배포한 EA코리아와 대행사의 만행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FIFA 시리즈 마지막 한글화를 9년 전으로 오해하나 이는 FIFA 10의 네이밍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확히는 FIFA 10의 출시 년도인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덧붙여 EA는 FIFA 이외에도 배틀필드나 심시티 등 기존 한국어화로 출시된 자사의 작품들도 어느 순간 현지화를 취소하는 기행을 선보이는 등 EA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외하곤 한국어화에 인색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고 이 때문에 시리즈의 팬들은 한국어화의 기대를 뒤로한 채 위닝이나 FIFA 온라인을 즐기거나 언어의 압박을 견디며 외국어로 게임을 즐겨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한국어화란 깜짝 선물로 국내 수많은 팬들의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메뉴화면부터 인 게임의 모든 시스템과 컨텐츠의 한국어화는 일찌감치 넘버링 현지와의 기대를 접었던 필자를 놀라게 했고 그 뛰어난 현지화 퀄리티는 본 작을 접하는 모두에게 흥분과 감동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또 한국어화가 되면서 기존에 쉽게 이해하고 진행할 수 없었던 시스템 및 컨텐츠의 접근이 보다 원활해진 덕택에 선수 및 구단 운영, 더욱 전략적인 전술의 운용이 가능해져 플레이의 재미와 만족도가 배가 된 것은 덤.

 

다만 해설 보이스는 이번 위닝 신작이 해설자와 캐스터의 현지화를 이뤄낸 것에 반해 역시나 영문인데 이 부분까지 한국어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었을까? 그나마 위닝의 해설 퀄리티가 기대 이하인데다 FIFA 해설이 영문이라 한들 이 부분에 있어선 위닝보다 보이스 분량이 풍성하고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되지 않으니 큰 아쉬움은 없다.

 

이처럼 간만에 등장한 한국어화의 여파는 실로 놀랍다. 게임 매체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FIFA 20에 대한 활발한 대화가 오가고 있으며 한때 정규 시리즈를 즐겼다 타 게임으로 이주한 기존 팬들도 다시금 20으로 복귀하는 등 한국어화가 이뤄낸 상업적 성과와 국내 팬들의 기쁨은 한마디로 일석이조라 불러도 될 만큼 매우 크다. 이미 장르에서 타 게임이 범접할 수 없는 두터운 인지도와 팬층을 보유한 FIFA지만 말이다. 간만에 현지화를 선보인 EA에게 찬사를 보낸다.

 

 

 

 

 

한국어화와 더불어 본 작품에서 눈길을 끌었던 컨텐츠는 바로 신규 모드 ‘볼타 풋볼’이다.

 

해당 모드는 지난 2012년 자사에서 독자적인 게임으로 발매했던 5 대 5, 6 대 6의 길거리 축구를 소재로 한 ‘FIFA 스트리트’를 본작의 모드로 편입한 것으로 기존 11 대 11의 정규 경기와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볼타 모드의 구성은 FIFA 스트리트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오히려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대폭 상향됐다. 자사의 NBA LIVE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추가해 플레이어의 입맛에 따라 다채롭게 복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고 매치 모드도 3대 3, 4대 4, 5대 5, 그리고 풋살까지 보다 다양하게 세분화돼 즐길 거리가 늘었다. 덧붙여 모드 내 배경 또한 기존의 대규모 스타다움이 아닌 소규모의 실, 내외 경기장, 일본 및 브라질, 뉴욕 등 세계 각국의 길거리를 모티브로 해서 시각적으로도 보다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또 단순히 일회성 플레이에 국한된 모드가 아니라 자체 스토리 모드가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선수를 영입하고, 영입한 선수로 자신만의 스쿼드를 만들어나가게 되는 여정을 체험할 수 있고 이 외에도 볼타 투어 및 유저 간 PVP 개념의 볼타 리그를 즐길 수도 있어 단순히 모드로 치부하기엔 컨텐츠가 나름 빵빵하다. 다만 어디까지나 본편이 아닌 모드인 만큼 스토리의 분량은 짧고 내용 구성도 빈약한데다 일부 선수의 능력치 고정 및 선수 영입 인원 수 제한 등의 한계가 있다.

 

이렇듯 볼타 모드의 완성도와 재미는 일품. 하나의 독립된 게임이라 불러 무방할 만큼 구성이 알 차 지난 수년간 선보인 여러 모드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플레이의 만족도가 높았고 가장 큰 변화를 이뤄낸 컨텐츠라 느껴진다.

 

 

 

 

 

 

 

■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여전히 우수한 재미

 

매번 뛰어난 재미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커리어 모드도 일부 컨텐츠의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새로이 추가된 기자 회견과 선수 면담 시스템으로 인해 팀과 선수, 그리고 감독의 평가에 영향이 생겼고 선수별 잠재력의 변화치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등 여러모로 많은 변경이 이뤄졌다. 덧붙여 팀 전체의 능력치 관리 방식이 전작에 대폭 수정되는 바람에 보다 전략적인 팀 운영의 필요성이 늘었다.

 

또 감독 커스터마이징의 추가도 마음에 들며 이 부분은 시즌 중이라도 언제나 가능하다. 다만 경쟁작인 위닝 2020과 달리 FIFA 20의 감독은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라는 점, 때문에 현실성은 위닝에 비해 떨어지는데 감독 컨텐츠에 있어선 이번 위닝이 더 낫다고 느껴진다.

 

이렇듯 감독 시스템의 상향과 이로 인해 이뤄진 감독과 선수 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팀 운영은 마치 세가의 ‘풀봇매니저’ 시리즈가 연상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선수 영입 등으로 팀을 더욱 강하게 키우는 것이 커리어 모드의 목표인 만큼 이 부분에 있어 늘어난 컨텐츠는 만족스럽다.

 

이 외에도 주급 할당량이나 새로운 스플릿 제도, 일부 포지션의 가치 상향과 선수의 스텟 재분배, 국가 대표팀 감독직 제안 비활성화 등 선수 및 감독, 구단 운영 시스템의 변화와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인 팀 관리 UI의 재설계 등이 이뤄졌다 하나 전작보다 손쓸 거리가 늘어난 운영, 특히 선발 명단은 더욱 엉망으로 변한 데다 반복적인 기자회견 질문들과 면담, 선수 편집 시 나타나는 버그 등 개인적으로 오히려 커리어 모드의 재미와 완성도는 이전보다 반감됐다 느껴진다.

 

 

 

 

 

 

 

플레이의 재미는 여전히 타 게임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 선수의 실제 얼굴을 기반으로 렌더링한 사실적인 인물 퀄리티와 매년 발전을 거듭하는 현실적인 모션, 그리고 다양한 광물과 물리 효과로 구성된 프로스트바이트 그래픽 엔진의 퀄리티는 예술이다.

 

특히 경쟁작 위닝과 비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비교대상은 바로 라이센스 수. 전 세계 30여 개 이상의 공식 리그와 700개 이상의 팀과 17,000명을 넘나드는 선수, 그리고 90여 개에 달하는 경기장의 수치는 가히 압도적이라 불릴만하다.

 

모든 리그 및 팀의 수에서 한참 우위를 점하는 FIFA지만 특히 전 세계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무수한 사랑을 받는 유럽 리그의 분포에서 위닝 대비 큰 격차가 벌어지는 만큼 보다 많은 리그와 팀을 즐기려면 FIFA가 답이다. 다만 아쉽게도 이탈리아 리그의 명문구단인 ‘유벤투스 FC’가 코나미와의 독점 계약 때문에 본래의 팀명 및 유니폼이 아닌 가상의 팀으로 등장하는 점, 그리고 동일한 이유로 독일 1부 리그에 속한 명문 구단 ‘FC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은 조금 아쉽다.

 

덧붙여 독점인 UEFA 챔피언스 리그 및 얼티메이트 팀, 그리고 스쿼트 모드 등 게임의 핵심이라 불릴 컨텐츠의 재미와 완성도, 그리고 경기 보상의 해제와 이로 인해 얻어지는 성취감 및 몰입도 또한 매우 뛰어난데다 높은 판매량 덕분에 온라인 멀티 인구수도 많고 매시간 매칭 인원도 활발해 싱글 플레이나 멀티 플레이 모두 뛰어난 즐거움을 제공한다.

 

다만 싱글 플레이 시 상대팀으로 등장하는 AI의 지능은 여전히 멍청해 플레이어를 답답하게 만든데다 매번 달라지는 조작 방식의 변화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의 패스나 킥이 어려워진 점, 그리고 FIFA 온라인과 동일하게 FIFA 2020도 선수를 카드뽑기로 획득하게 되는데 메시나 네이마르 등의 유능한 고 클래스의 선수들을 뽑아 괜찮은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수준의 과금이 요구된다. 그나마 FIFA 온라인과 달리 선수 강화 요소가 없다 하나 부분 유료화인 온라인과 달리 풀 프라이스 게임에 매년 신작 넘버링이 발매되는 정규 라인업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불합리한 시스템이라 여겨진다.

 

이처럼 FIFA 20은 보다 매력적인 모드와 향상된 컨텐츠, 그리고 국내 게이머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10년 만의 한글화로 플레이어를 매료시키니 축구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꼭 한번 즐겨보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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