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TGS 2019', 제일 게임쇼 같았다

관람객은 줄었지만 볼거리는 글로벌 최고
2019년 09월 16일 00시 01분 46초

글로벌 최대 게임쇼 '도쿄게임쇼 2019(TGS 2019)'가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무리됐다.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일본 치바에 위치한 마쿠하리멧세에서 진행된 TGS 2019는 총방문객 262,076명(지난해 298,690명), 참가사 수는 655사(일본 350사 및 해외 305사, 지난해 668사), 출전 부스 수는 2417 부스(지난해 2338 부스)를 기록했다.

 

올해 TGS는 방문객 수와 참가사 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역대급 볼거리로 글로벌 최고 게임쇼다운 위상을 보여줬다.

 

 

 

■ 기본에 충실한 출전작으로 글로벌서 이목 집중

 

최근 몇 년간 TGS는 다른 나라 게임쇼처럼 VR(가상현실)이나 e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 등 최신 트랜드 쫓기에만 급급했지, 게임쇼 본연의 의미인 초대형 신작 공개에 대해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결과 TGS 2017은 관람객 수 및 참가사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TGS부터는 게임쇼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 대작을 대거 공개해 방문객 수가 다시 상승해 명예를 회복했고, 올해는 비록 관람객 수는 줄었으나 현세대 콘솔 황혼기에 걸맞은 대작들이 대거 출품돼 볼거리만큼은 지난해 보다 뒤지지 않았다.

 

'바이오하자드7'과 '바이오하자드RE2', '몬스터헌터 월드', '데빌메이크라이5' 등 자체 게임 엔진 'RE 엔진' 신작으로 매년 글로벌에서 관심을 받은 캡콤은 올해 '몬스터헌터 월드: 아이스본' 신규 콘텐츠와 '바이오하자드' IP(지적재산권) 신작 '프로젝트 레지스탕스' 등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세가게임즈는 '용과 같이' 신작 '용과 같이7'과 '신사쿠라대전' 등을 공개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특히 세가 부스에서는 심장병 투병 중인 용과 같이 시리즈 아버지 나고시 토시히로 감독이 직접 행사장에 참석해 팬들과 만났다.

 

강력한 IP들을 소유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는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올해 이 회사는 '드래곤볼: 카카로트'와 '원피스 해적무쌍4', 시리즈 25주년 기념작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등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퀘스트11S'와 글로벌 초특급 기대작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글로벌 최고 IP 사용작 '마블 어벤져스' 등을 공개해 여느 때보다 강력한 참전작 리스트를 보여줬다.

 

 

나고시 토시히로 감독

 

 

 

 

 

코에이테크모는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삼국지14'와 '인왕2', '라이자의 아틀리에' 등을 메인으로 내세웠고, 코나미는 최근 출시한 'eFootball PES 2020'과 '콘트라 로그 콥스' 등을 공개했다. 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스튜디오 게임보단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의 PS4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반면, 지난해부터 참가한다고 하여 화제가 됐던 닌텐도는 여전히 메인부스는 참가하지 않고, 비즈니스관 정도만 참여해 관계자들만 만났다. TGS 주최사 측은 일본게임대상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닌텐도 게임을 거의 매년 꾸준히 선정했지만, TGS 자체가 닌텐도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라 아직도 그 영향이 끼쳐 닌텐도가 적극적인 참가를 할 명분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비즈니스관에만 참여

 

■ 중국 게임사 참여율 늘고, 한국 게임사는 여전히 침울

 

같은 글로벌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9'는 일본 게임쇼라 부를 정도로 중국 시장 내 일본 IP 및 일본풍 게임에 잠식했다는 것을 여지 없이 느끼게 해줬고, TGS 2019에서는 그런 영향을 받은 중국 게임사들의 참가가 늘었다.

 

미호요는 한국에서도 출시한 인기 모바일 게임 '붕괴3rd'와 콘솔용 신작 오픈월드 '원신'을 메인으로 자사의 부스를 꾸려 일본 현지 관람객을 공략하는데 집중했다. iGG는 '로드모바일'을 필두로 한 모바일 신작들을 부스 전면에 배치했고, X.D.글로벌은 '오늘도 우라라' 등을 자사의 부스에서 공개했다.

 

참고로 3개 회사는 중국과 일본 게임쇼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쇼인 '지스타 2019'도 참가할 계획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한국 고유의 명절 '추석'이나 현재 한일 간 무역경쟁과 별개로 콘솔 중심의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힘들어 대부분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TGS에서 보인 게임으로는 DMM이 퍼블리싱한 시프트업의 '데스트니 차일드'와 '한국공동관' 정도였다. 

 

덧붙여 한국공동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당수의 공동관 참가사 관계자들이 자사의 부스는 챙기지 않고 TGS 관람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올해는 TGS 관람이 목적(?)인 공동관 관계자 수는 줄었고, 부스 내 빈공간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콘솔'이 중심인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위주로 가져온 한국공동관 자체가 일본 시장에서는 주목받기 힘들어 보였다.

 

 

한국 게임은 데스티니 차일드 정도만 보였다

 

 

 

■ 아무것도 안 했지만, 게임쇼로는 성공적

 

솔직히 기자가 체험한 올해 TGS는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았고, 참신한 볼거리 역시 하나도 없었다.

 

TGS 주최사 측이 매년 엄청나게 밀어줬던 e스포츠 브랜드 'e스포츠X'는 글로벌과 달리 콘솔 게임으로만 이뤄져 '그들만의 리그'로 끝났고, 또 대부분 게임쇼가 매년 밀던 VR은 현재 성공성도 낮기 때문에 올해는 특정 하드웨어 부스 말고는 VR 콘텐츠 자체를 출품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런 경험들 때문인지 올해 TGS는 앞서 진행했던 게임쇼인 E3 등에서 꼽았던 향후 시장 트랜도 꼽았던 '클라우드 게임' 등 최신 트랜드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SIE WWS(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요시다 슈헤이 대표는 "우리는 PS나우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몇 년간 운영하며 이 기술에 대해 꾸준히 연구 중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은 PS 플랫폼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로 생각하지, 아직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는 요금제와 대역폭 등 제한이 많기 때문에 메인으로 내세울 계획은 없다"고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SIE WWS 요시다 슈헤이 대표

 

이렇듯 기교 없이 '대작 시연 중심으로 구성' 등 본연에 충실한 TGS 2019는 오히려 타 게임쇼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고, 동시에 가장 게임쇼 같은 게임쇼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TGS는 같은 장소에서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한편, 다음에 열릴 대표적인 게임쇼는 '지스타 2019'인데, 전 세계 게임쇼 중 가장 늦게 진행되면서 매년 글로벌서 주목할만한 새로운 볼거리는 보여주지 못하고, 게임 시연보다 라이브 스트리밍 행사에만 집중해 인플루언서쇼로 전락해버린 지스타가 TGS처럼 게임쇼 본연에 충실할지, 예년처럼 게임쇼라는 이름이 무색한 행사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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